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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상황>
고급 승용차 판매장에 돈이 무척 많아 보이는 점잖은 노신사 할배와 엄청난 미녀가 등장
젊은 판매원이 재빨리 어떤차를 보러 오셨습니까 고갱~님 응대를 합니다
이리저리 둘러보던 노신사가
"이 차가 좋아 보이는구먼 얼마여?"
"마침 프로모션 기간이라 2억입니다. 역시 제품보는 안목이 보통 아니십디다. 고갱님~"
"머여 1억5천이면 딱이겠구만..."
"어휴~ 고갱님 2억에서 특별할인 어쩌고 저쩌고 해도 1억8천 이하로는 절대 안됩니다."
"그래? 그럼 안사.. 아야 가자!"
"아 잠깐 1억7천까지는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."
"1억6천 어떠노?"
"어휴 그럼 제가 회사에 돈 도로 메꿔야 됩니다. 함봐주세요~"
"그래 그럼 나랑 내기 할래? 내가 하는거 고대로 따라하면 차 살께, 대신 못하면 1억6천 OK?"
곰곰히 생각하던 판매원은 설마 노인이 하는거 젊은 내가 못할게 뭐 있겠나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OK 함.
그러자 할배가 "잘봐" 하더니 옆에 있던 심규선 보다 더한 절세미녀와 찐한 뽀뽀를 한다.
"자!~ 해봐!"
(머여 이런거였어? 할배 장난하나 ㅋㅋㅋ)
언제 이런 횡재가 또 오겠노, 힘차게 끌어안고 맘먹고 추르릅 쪽쪽 해버림
다 끝나자 할배가
"다 했어? 자~ 해봐!"
바지를 내리더니 고추를 반으로 탁 접음.
".ㅡ.ㅡ;;;; ....."
.
.
.
판매원은 말 없이 할인 계약서를 가지러 갑니다. -끝
* 이런게 소위 외국식 유머인데 우리나라와는 유머를 끝맺는 방식이 사뭇 다르죠.
아마 우리나라 개콘식 유머였으면 "왜 판매원이 말없이 계약서를 가지러 갔냐면요....어쩌고 저쩌고" 하면서 분명히 주절주절 설명을 덧붙힐겁니다. 물론 와아~하고 사람들은 웃겠죠.
근데 이렇게 하면 그걸로 그냥 끝. 설명을 하는 순간 유머의 재미도 반감이 될 뿐더러 아무런 여운도 상상력도 필요가 없죠. 즉 사람마다 나름의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자기만의 재미는 허용하지 않는겁니다.
또 이런 외국식 유머의 특징이 현장에서 와~ 웃고 그냥 끝나는게 아니라 현장에서는 ??? 뭐지? 이해를 못하던 사람도 밤에 잠자리에 들기전이나 그 다음날 아침에 시나브로 깨닫고는 난데없이 ㅋㅋㅋㅋ 웃음을 주는 특징도 있죠.
이런 경향은 영화에서도 나타납니다. 굳이 그 끔찍한 장면을 직접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고도 충분히 각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도 오히려 더한 효과를 낼 수 있는데도, 감독은 칼로 난자 당한 시신을 직접 보여주고야 말죠.
어떨땐 눈에서 떨어져내리는 또르륵 한방울의 눈물이, 차마 울지못해 먼산을 바라보는 모습이, "아이고~ 내새끼 살려내라 이놈들아~ 너 뒤지고 나살자 이새끼들아" 울부짓는 모습보다 더하게 관객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도 있는건데...
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정치에도 나타나고 사회전반이 그렇습니다. 그래서 언론방송의 선동도 TV에서 소가 막 픽픽 쓰러지는 모습을 막 보여주고, 태블릿PC에 대통령 연설문에 밑줄 쫙쫙 그어진거 보여 주면서 ... 자 봐라! 이런식입니다.
달리 머리쓰고 어쩌고 할 여지 없습니다. 오로지 우리가 보여주는대로 니들은 그냥 반응해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거죠.
그래서 아이고 미국소고기 잘못 먹다간 뇌송송 구멍탁 사람 다 뒤지겄쏘~
오메~ 최순실 종간나 애미나이 보소 저 무식한것이 감히 지가 대통령 행세를 해부렀어?
죽여라~ 무능 대통령 OUT ... 이렇게 되는거 ^^
개그맨들이나 영화감독들도 이런걸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라 그렇게 하면 흥행이 안되고 돈이 안되니까 안하는거고, . 어용언론 방송이나유튜버, 정치인들도 이걸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한국식 코드에 맞춰서 선동을 하는것이겠죠.
더 재미있는건 이런 선동에 직관적 반응으로 와와 하던 사람들이 시간 지나서 선동 당했다는거, 농락 당했다는걸 나중에 알더라도 그게 뭐? 그땐 다들 그렇게 했잖아? 난 안그랬어... 라는 식으로 다들 모른척 안그런척 넘어가요..ㅋㅋㅋ
이런 얘기를 제가 30년전에 어떤 신문의 문화칼럼에서 접했는데 이게 2020년에도 충분히 유효하다니 이점도 참 놀랍고도 재미있네요.